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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패트릭 브링리 | All the Beauty in the world | 따뜻한 에세이 추천 | 살아갈 힘을 잃었을 때

by lofromis 2024.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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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이 책은 가장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세계적인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일하며 경험한 독특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로 예술 작품과의 특별한 만남, 미술관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예술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따뜻함을 전한다. 세계적인 예술 작품들 곁에서 일하며 마주한 일상의 에피소드,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과의 소소한 교류, 그리고 예술이 주는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이 책은 예술의 거대한 세계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뒷이야기와 함께, 예술과 인간 사이의 따뜻한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2. 메모

1장 :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가장 단순한 일을 하는 사람

📎 아버지는 언제나 자신의 재능은 재능 자체가 아니라 즐거움에서 비롯한 부지런함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비록 뛰어난 실력은 갖추지 못했지만 그가 존경하는 음악인의 양대 산맥인 바흐와 듀크 앨링턴의 음악을 다소 불안할지언정 수줍어하지 않고 연주했다. 그리고 연주하는 내내 음악의 아름다움을 진심으로 찬양하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예술가란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나의 생각은 분명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근본적으로 예술만이 가진 특별한 힘에 반응하듯 그 위대한 그림에 반응했다. 다시 말해서 그림의 위대한 아름다움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음에도 이미 그것을 충분히 경험한 것이다. 그때는 내가 느낀 감상을 말로는 분출할 수가 없었다. 사실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었다. 그 그림의 아름다움은 언어적인 것이 아니라 물감과도 같이 과묵하고 직접적이며 물체적이어서 생각으로 번역하는 것조차 거부하는 듯했다. (..) 이제는 경비원으로서 수많은 방문객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 신비로운 감정에 반응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2장 : 완벽한 고요가 건네는 위로

📎 오늘의 첫 방문객이 도착한다. 나는 경배원이 서 있기에 좋은 구석으로 가서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서 미술관에서는 눈을 감지 않아도 느끼고 싶은 것을 느낄 수 있음을 깨닫는다.

 

11장 : 완벽하지도 않고 완성할 수도 없는 프로젝트

📎 자연은 단순함보다 대담하고 강한 것을 선호한다. 그런 것들은 아름답긴 하지만 항상 예술적이거나 명료하지는 않다. 경험상 내 삶도 그렇다. 이제 단순한 삶은 끝났다. 그러나 아기 덕분에 이제 내 삶도 더 아름답고 강건해지는 여정을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 지금까지는 사소한 것에 거의 신경 쓰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그 삶에서는 내게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 세상을 그냥 둘러보기만 하면 됐다. 그러니 부모 노릇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없이 많은 사소한 일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내가 받았을 충격을 상상해보라.

 

13장 : 삶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 많은 경우 예술은 우리가 세상이 그래도 멈춰 섰으면 하는 순간에서 비롯한다. 너무도 아름답거나, 진실되거나, 장엄하거나, 슬픈 나머지 삶을 계속하면서는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예술가들은 그 덧없는 순간들을 기록해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그들은 우리로 하려금 어떤 것들은 덧없이 흘러가버리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도록 계속 아름답고, 진실되고, 장엄하고, 슬프고, 기쁜 것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믿게 해준다. 그리고 이곳 메트에 유화물감으로 그려지고, 대리석에 새겨지고, 퀼트로 바느질된 그 증거물들이 있다.

 

3. 읽고 나서

문장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슥슥 페이지를 넘기며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요즘 이런 저런 분주함 속에서 책을 뒷전으로 둘 때가 많았는데 다시 책과 문장을 사랑하게 되기에 너무나 적합한 책이었다. 누군가의 인생에 가장 내밀하고 중요한 시간을 아름다운 글로 읽을 수 있다는게 놀랍게 아름답다.

미술관의 경비원이라는 독특한 시각에서 바라본 예술과 인생의 단면을 섬세하게 담아낸 저자의 따뜻하고 진솔한 글은 독자로 하여금 미술관의 웅장함 속에서도 인간적인 이야기를 발견하게 만든다. 작품을 지키는 일이 단순히 경비의 역할을 넘어 예술과 관람객을 연결하는 다리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한, 예술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깊이 스며들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귀중한 시간을 선사한다. 이 책을 통해 예술과 사람, 그리고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었다.

 

✍🏻 따뜻한 고요함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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