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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참 괜찮은 태도, 박지현 | 따뜻한 에세이 추천 |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을 때 | 나만의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기

by lofromis 2024.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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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KBS ‘다큐멘터리 3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해 온 저자가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와 단단한 인생의 태도들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15년 넘게 카메라를 들고 국내외 곳곳을 누비면서 노숙자부터 대통령까지 안 만나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삶의 해답을 찾고 그들에게서 따뜻한 위로와 삶의 지혜를 얻어 왔다. 덕분에 저자는 자신이 얼마나 좁은 세상에서 수많은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혀 살아왔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고, 넓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깊이 관찰하며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2. 메모

📎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것도 대단하지만 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는 저도 그들처럼 명함과 직책, 소속에 연연하지 않고 저 자신만으로도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지금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저 자신을 믿고 걸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 그러니 아무리 일로 만난 사이라 할지라도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면 안 된다. 일도 결국 사람이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보다 사람을 앞에 두어야 하는 이유다. 

 

📎 우리는 늘 남의 시선이나 감정, 생각에 온 감각을 곤두세우고 살아간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마음이 지나치면 남들의 말과 판단에 온통 신경이 쏠려 정작 자신의 감정과 생각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리게 된다. 남들에게는 좋은 사람일지 몰라도 정작 내 마음을 돌보는 데는 인색한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왜 남들에게는 ‘잘하고 있어’, ‘힘내’라는 말을 잘하면서 정작 나 자신한테는 그 말을 못 해 주는 걸까.

 

📎 그런데 나는 그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 무수히 넘어졌기에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 버린 것이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가 넘어질까 봐 두렵고,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으면 왠지 피하고 싶고, 상처 입을까 봐 겁이 난다. ‘좀 넘어지면 어때?’라고 생각하며 씩씩하게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던 용기는 다 어디로 가 버린 걸까? 왜 뭐든 하기 전에 지레 겁부터 먹게 된 걸까?

 

📎 생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사람들의 물음에 고인은 이렇게 답했다. “당신이 태어났을 땐 당신만이 울었고 당신 주위의 사람들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엔 당신 혼자 미소 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사십시오.”

 

📎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아, 이런 시련과 고난에도 삶은 이어지는구나. 그리고 그 힘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웃는 얼굴을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구나. 그렇게 삶은 계속되는구나. 

 

📎  그러고 보니 나는 정말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힘든 일 하느라 고생이 많네’라고 말하면 오히려 힘이 빠지곤 했다. 내 일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그에 따르는 고충쯤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는데 연민이나 동정의 눈길이 느껴지면 갑자기 다채로운 색으로 빛나던 장면이 흑백 화면으로 전환돼 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내 일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이 커지니까 타인의 동정 어린 말과 시선에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상대방의 섣부른 동정과 진짜 걱정하는 마음을 구별할 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 그의 태도에서 타인에 대한 깊은 배려가 느껴졌다. 그는 ‘꿈의 제인’이라는 영화에서 트렌스젠더 역할을 연기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상대방의 삶을 살아보지 않고서 함부로 그를 불쌍하게 여기거나 그런 시선을 보내는 것 자체가 잘못된 편견일 수 있다는 것. 상대가 원하는 건 섣부른 동정의 눈길이 아니라 그 어떤 편견도 없는 시선이라는 것.

 

📎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한 사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거냐고 때론 현명하게 포기할 줄도 알아야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말할 수 있지만 오랜 세월 곁에서 격려를 넘어서 무조건적으로 신뢰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지금 당신에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신뢰의 힘을 믿기를 바란다. 그 힘이 분명 당신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밀어 주고 있을 것이다.

 

📎 나는 그때 깨달았다. 잡고 올라가던 사다리가 무너지면 다른 사다리를 찾으면 된다는 것을. 하늘을 올려다보는 걸 잊지 않고 묵묵히 다리의 힘을 기르면 사다리는 나의 의지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 살아가다가 이게 맞나 싶고, 그럼 뭘 해야 좀 나아질지 답을 찾으려 방황할 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자꾸 흔들릴까?‘ 자책을 했었다. 그럴 때 위안이 된 말이 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는 괴테의 말이었다. 방황한다는 것이 약해서가 아니고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증거라고 지친 나에게 그가 말해 주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방황을 하고 있을 때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내가 안주하지 않고 어떻게든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 문득 2015년 우리 곁을 떠난 신경의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집필한 <고맙습니다>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두렵지 않은 척 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씩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특히 작가들과 독자들과의 특별한 교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통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만이 아닌, 결의이자 판단이고 약속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이바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발달하기를 바란다. 만일 내가 참으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세계를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게 된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나 자신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3. 읽고 나서

이 책을 읽고 스스로에게 더욱 솔직해지는 법을 배웠다. 우리는 종종 남들의 시선이나 기대에 휘둘리며 자신을 잃고 살아간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나 자신에게도 응원의 말을 건네야 한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특히,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만의 자부심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남의 동정이나 걱정에 흔들리기보다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스스로 확신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 속에 등장한 여러 인물들이 시련을 겪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다른 사다리를 찾으면 된다는 말처럼,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실패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메시지가 와 닿았다.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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