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2023 퓰리처상 수상. 2022년 올해의 책 최다 선정.
믿음 그 자체가 현실이라면,
믿음을 조정하고 구부리는 일에 나서야 하는가, 혹은 막아야 하는가.
깊고 지적인 질문을 매끄러운 이야기에 담아낸 솜씨에 찬사를 보낸다.
_ 장강명 (소설가)
1920년대 월 스트리트를 주요 배경으로 한 『트러스트』는 금융계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두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경제, 금융, 돈, 권력, 계급 등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 소설의 제목 ‘트러스트(Trust)’는 신뢰, 신탁, 위탁, 기업합동 등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는 단어로, 같은 인물에 대한 여러 이야기 중 어느 이야기가 신뢰할 만한지, 어느 서술을 믿을 것인지 등의 질문을 담은 중의적 의미로 쓰였다.
첫 번째는 소설 속 소설의 형태로, 허구적인 전기 작가가 부자 투자자의 삶을 그린다.
두 번째는 실제 투자자 앤드류 베빌의 자전적 회고록이다.
세 번째는 그의 아내 밀드레드 베빌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재구성된다.
네 번째는 이 모든 이야기를 기록하는 한 작가의 관점에서 펼쳐진다.
이 복잡한 서사 구조를 통해, 독자는 권력과 부, 그리고 진실의 조작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에르난 디아스는 문학적 기교와 구조 실험을 통해 독자에게 끊임없이 의심과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트러스트는 자본주의, 진실, 권력, 그리고 부부 관계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담고 있다.
2. 등장인물 및 줄거리
👤 앤드루 베벨 : 뉴욕 금융계의 거물로, 부와 권력을 축척한 인물. 그의 삶과 재산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 밀드레드 : 앤드루의 아내로 그녀의 삶과 죽음은 소설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밀드레드는 독립적이고 복잡한 인물로 그려진다.
👤 해럴드 배너 : 소설 속 소설에서 앤드루를 모델로 한 주인공의 허구적 전기를 쓴 작가
👤 아이비 레드그레이브 : 앤드루의 자서전을 기록하는 작가. 그녀의 관점에서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1부] 채권 - 소설가 해럴드 배너가 쓴 베벨 부부에 대한 소설
앤드루 베벨의 신화적인 성공 스토리와 밀드레드와의 결혼생활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부] 나의 인생 - 앤드루 베벨이 쓴 자서전
앞선 소설을 반박하려는 의도로 집필되었다. 자신을 천재적인 투자자로, 밀드레드를 가정적이고 여린 아내로 묘사하고 있다.
[3부] 회고록을 기억하며 - 2부의 자서전을 실제로 쓴 대필 작가의 회고록
앤드루 베벨의 비서로 일하며 그가 원하는 대로 자서전을 썼던 과거를 회상하고, 앤드루 베벨이 어떤 식으로 진실을 뒤틀고자 했는지 폭로한다.
[4부] 선물 - 밀드레드 베벨의 일기
여러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만 묘사되던 밀드레드 베벨의 목소리를 드디어 직접 듣는다. 과연 누구의 말이 사실인가? 밀드레드 베벨은 누구인가?
3. 읽고 나서
이 책은 정말 독특한 소설이다. <트러스트>를 읽는 경험은 나에게 매우 특별하고 신선했다. 처음 책의 표지를 봤을 때는 단순한 금융 세계의 성공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라고 새악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권력과 부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는 글이었다. 다층적인 서사 구조와 서로 다른 시점에서의 이야기는 나로 하여금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특히 1부의 소설 속 소설인 채권 에 빠져들었던 내가, 뒤로 갈수록 그 이야기에 대해 스스로 의심하게 된 경험은 무척 신선하고 도전적이었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1부 소설에 몰입했던 내 경험이 스스로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각 인물의 시점에서 상반되는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독자는 진실을 파악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게 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한 줄거리 너머로 진실의 본질을 질문한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 구축된 부와 권력에 대한 기존 시각을 뒤흔들며,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그 속에 숨겨지거나 드러나는 영향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읽는 내내 깊이 몰입하게 하며, 마지막까지 사고할 여지를 남겨주는 작품이다. 정말 탁월한 소설이다. 책 아직 안본 눈 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