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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라진 서점 - 이비 우즈 | 소설책 추천 | 현실에 지칠 때 읽어볼만한 책 | 책에 담긴 나의 이야기를 찾아서

by lofromis 2024.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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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책을 읽으면 말이야.
네가 꿈꾸던 것보다 훨씬 크고
나은 삶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단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헤이프니 레인에 있는 조지 왕조 풍 붉은 벽돌 저택에 입주 가정부로 일하게 된 마서.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도망쳐 도착한 그곳에서의 첫 날, 창문 밖을 서성이는 수상한 남자를 만난다. 남자의 이름은 헨리. 에밀리 브론테의 사라진 원고를 추적하던 중 그 열쇠가 되어줄 서점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여 헤이프니 레인을 찾아온 터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서점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함께 사라진 서점을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100년 전 서점의 주인 오펄린의 인생을 추적하게 된다. 결혼을 강제하는 집안에서 도망쳐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점원으로 일하며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같은 작가들과 교류하던 오펄린. 그가 더블린 헤이프니 레인에 차린 서점은 마서와 헨리의 시대에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그와 그의 서점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하나의 서점, 두 시대, 세 사람의 이야기가 서로 공명하며 전하는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 작중 무시당하지않기 위해 남성복을 입고 런던에서 파리로 그리고 더블린으로 도망치면서도 악착같이 자신의 인생을 거머쥐려 했던 오펄린의 강인한 의지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 헤이프니 레인으로 흘러들어온 마서에게 울림을 준다. 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여성 서적상 실비아 비치, 에밀리 브론테와 브론테 자매들, 마서를 받아준 보든 부인 까지, 시대를 뛰어넘은 여성들의 연대가 빛을 발한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익숙할 이름들도 곳곳에 등장하여 반가움을 선사한다. 작가는 “서점은 발견의 관문,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책에 담긴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 기꺼이 그 문을 통과하려는 전 세계 애서가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말했다. _ 출판사 책 소개 

 

2. 등장인물 및 줄거리

👤 마서 

👤 헨리

👤 보든 부인

👤 오펄린

 

헨리는 남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한 오래된 원고를 찾아 헤매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에게 중요한 장소인 더블린의 헤이피니 레인에서 마서를 만나게 된다. 남편의 폭력을 피해 도망친 마서는 보든 부인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며 자신을 다잡고, 점차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게 된다. 삶에 적응하며 살아가려는 그녀에게 알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데, 평생 책과 멀리 지냈던 그녀에게 책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벽 틈에서 무언가 자라는 듯한 신비한 느낌을 받는다. 그녀는 그것이 헨리가 말했던 서점의 실종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서점 주인이었던 오펄린의 이야기를 탐구하게 된다. 그렇게 그녀는 헨리와 함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힘쓴다.

 

3. 인상 깊은 구절

📎 추운 겨울날 비 내리는 더블린 거리는 어린 아이가 어슬렁거릴 만한 곳이 아니지만, 소년은 그 매혹적인 서점의 유리창에서 얼굴을 떼지 못했다. 안에서는 불빛이 반짝이고, 알록달록한 책 표지들이 모험담과 탈출기를 약속하며 소년을 유혹했다. 진열창 안에는 진기한 물건이며 아기자기한 장식품으로 가득했다. 장난감 열기구들은 천장에 닿을 듯하고, 오르골 속 기계 새와 회전목마 들은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빙글빙글 돌았다. 서점에 있던 여자가 소년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어 불렀다. 소년은 고개를 저으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러면 지각하는데.” 소년은 유리창 너머 여자에게 입 모양으로 말했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빙긋 웃었다. 아주 상냥한 사람 같았다.
“그럼 1분만.” 

 

📎  나는 책과 그 안에 담긴 무한한 세계를 사랑하게 되었고, 이는 오롯이 아버지 덕분이었다.
“고개를 기울이면 말이다.” 한번은 아버지가 말했다. “옛날 책들이 비밀을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단다.”
나는 송아지 가죽 표지에 종이가 누렇게 바랜 고서 한 권을 책장에서 찾아냈다. 책을 귀에 바짝 붙인 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작가가 내게 말하려 하는 중요한 비밀이 들린다고 상상하면서. 하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적어도 말은.
“뭐가 들리니?” 아버지가 물었다.
나는 귓속이 소리로 가득 메워지도록 기다렸다.
“바닷소리가 들려요!”
마치 소라 껍데기를 귀에 댄 것처럼 종잇장들 사이로 공기가 소용돌이쳤다. 아버지는 빙긋 웃으며 한 손으로 내 뺨을 감쌌다.
“종이들이 숨을 쉬고 있는 거예요, 아빠?”
“그렇단다, 이야기가 숨 쉬고 있는 거지.” 

 

📎 한밤중에 새로운 글귀가 떠올라 잠에서 깨어났다. 이메일 수신함의 알림처럼, 이야기는 가끔 이렇게 날 찾아와 잠재의식에 속삭이곤 했다. 그 원리는 나도 설명할 수 없다. 어떻게든 그 이야기를 꼭 붙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뿐. 종이에 적어두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다음 날 문신 시술소를 찾아가 등에 잉크로 새겨두자고 마음먹었다. 그 이야기에는 시작도 끝도 없는 듯했지만, 매번 새로운 문장이 날 찾아왔고, 그럴 때마다 내 살갗에 다른 문장들과 나란히 잉크로 새겨두면 곧장 기분이 좋아졌다.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는 셰인도. 그건 소소한 반항이었다. 나만의 무언가를 갖는 것. 이 기묘한 이야기를 용케도 잘 숨겨왔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의미가 뭔지, 대체 어디서 오는 건지 알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다.

 

📎 “책이 날 찾은 셈이죠. 가끔 이야기들이 날 찾아오거든요. 내 등에 새겨진 이야기처럼.”

 

📎 마서, 두렵지 않으면 살아 있는게 아니야. 

 

4. 읽고 나서

작가의 소개 글에 애서가들을 위한 책이라는 글귀를 보고 바로 이 책을 선택해서 읽게 되었다. 오펄린의 이야기와 마서와 헨리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펼쳐지는데, 처음에는 캐릭터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기에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구성이었지만 각자의 이야기가 깊어지면서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마치 드라마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인 것 처럼 느껴져서 장면들을 더 상상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오펄린의 삶과 마서의 삶이 맞닿아 있다고 느껴지는 지점마다 책의 몰입도를 더해주었다. 그녀들의 삶은 시대도, 장소도 달랐지만 비슷한 구석이 정말 많았다. 여자로 살아가며 부딪혔던 많은 장벽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서 끊임 없이 전진하고 선택했던 삶이라는 점이 가장 큰 공통점일 것이다. 오펄린과 마서에 이어서 에밀리 브론테라는 너무나 유명한 그 작가의 삶도 녹여낸 지점에서는 더욱 이야기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책을 좋아하고 또 서점이라는 공간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서점이, 책이 그녀들에게 위로와 피난처가 되어주는 것을 보며 많은 공감을 했다.

책에는 사람의 인생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이전보다 더 용기 있는 선택을 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책의 초반부에 나왔던, 아버지가 책에 담긴 비밀을 들어보라며 '이야기가 숨 쉬고 있음'을 알려주는 장면은 모든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되어주는 장면이 되는 것 같다. 종이에 갇혀있는 글 같지만 그 글은 살아 숨을 쉰다. 사람의 생에 녹아들어 더 큰 이야기를 써내려가게 한다. 

책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된 너무나 재미있는 소설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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