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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한국 SF 소설 추천 | 시선에서 질문까지 인상적인 작품들 | SF 입문작 추천

by lofromis 2024.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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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마음을 다 맡기며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서 벅차다.”
_ 정세랑 작가 (추천의 글)

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를 분투하며 살아가게 하는가!

김초엽 작가는 바이오센서 연구자에서 소설가로 전향해, 어디에도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왔다.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는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일곱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그는 2017년 《관내분실》로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 목차

  •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 스펙트럼
  • 공생가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감성의 물성
  • 관내분실
  •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3. 인상 깊은 구절

🏷 우리는 행복하지만, 이 행복의 근원을 모른다는 것

 

🏷 마을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결코 배제하지 않았다.

 

🏷 이제 나는 상상할 수 있어. 지구로 내려간 우리는 그 다른 존재들을 만나고, 많은 이들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거야. 그리고 우리는 곧 알게 되겠지. 바로 그 사랑하는 존재가 맞서는 세계를. 그 세계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비탄으로 차있는지를. 사랑하는 이들이 억압받는 진실을.

 

🏷 하지만 그들이 어떤 모습이건 순례자들은 그들에게서 단 하나의, 사랑할 수밖에 없는 무언가를 찾아냈겠지.

 

🏷 떠나겠다고 대답할 때 그는 내가 보았던 그의 수많은 불행의 얼굴들 중 가장 나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

 

🏷 우주에 지성 생명체들이 없던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이 지구인들을 원하지 않는 것인지도 몰랐다.

 

🏷 처음으로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깔개 위에 몸을 뉘었을 때 희진은 문득 울고 싶었다. 고작 그 정도의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는 사실을 예전에는 몰랐다.

 

🏷 류드밀라의 행성은 지구의 어느 장소와도 닮지 않았고 세계에서 완전히 동떨어져 존재하는 것 같았다.

 

🏷 ”우리가 인간성이라고 믿어왔던 것이 실은 외계성이었군요.”

 

🏷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 ”그냥 실재하는 물건 자체가 중요한 거죠. 시선을 돌려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거잖아요. 물성을 감각할 수 있다는 게 의외로 매력적인 셀링 포인트거든요.

 

🏷 의미는 맥락 속에서 부여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 ”물론 모르겠지, 정하야. 너는 이 속에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나는 내 우울을 쓰다듬고 손 위에 두기를 원해. 그게 찍어 맛볼 수 있고 단단히 만져지는 것이었으면 좋겠어.”

 

🏷 정확히 말하면, 의도한 바는 있으나 간절히 원한 일은 아니었다.

 

🏷 정말로, 여기까지 왔는게, 별것 없으면 어떡하지. 그런데 그게 차라리 나은 걸까.

 

4. 읽고 나서

김초엽의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단순히 미래의 상상을 그린 과학소설을 넘어,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낯선 기술과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과 갈등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각 작품마다 익숙하지 않은 미래와 사회적 환경이 등장하지만, 그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외로움, 상실, 그리고 소속감을 향한 갈망은 매우 현실적이다. 책을 읽으며 계속 갖게 된 생각은 경계에 대한 질문이다. 주류와 비주류, 성공과 실패,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우리는 누구나 소외될 수 있는 존재임을 일깨운다. 작가는 과학적 상상력과 더불어, 인간이 마주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루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혐오와 차별, 모순을 직시하게 만든다.

 

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게 하는가. 각 인물들은 절망 속에서도 자신만의 빛을 찾아 나가며, 이는 곧 우리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처럼 느껴졌다.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라는 제목처럼, 우리는 빠르게 도달할 수 없더라도 여전히 빛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들임을 이 책이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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