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우리가 기억과 망각에 대해 알고 싶은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 정재승 교수 추천사 -
주차 장소, 지인의 이름, 하려던 말 등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서 가슴이 철렁했던 경험이 있는가? 아직 걱정하기는 이르다. 당신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이 아니다. 단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뿐, 당신의 기억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동명의 영화 원작소설『스틸 앨리스』의 저자이자 하버드대 신경학박사 리사 제노바(Lisa Genova)가 기억과 망각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뇌과학 교양서『기억의 뇌과학(Remember)』으로 한국의 독자를 만난다. 이 책에 따르면 기억이란 마치 우리가 숲을 가꾸듯이 의미 있게 여긴 것을 선택하고 강화하면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기억이 왜곡되고 망각될 때 인간은 오히려 개성적이고 창의적으로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 저자는 신경과학자의 깊이에 뛰어난 스토리텔링 재능을 바탕으로 우리를 불완전하고도 경이로운 인간 기억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리고 주의집중, 감정, 수면, 맥락과 스트레스 등 본질적으로 더 나은 기억 생활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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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목차
1부 | 기억의 과학
1.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 당신이 주차 위치를 잊어버린 이유
3. 지금 이 순간, 작업기억
4. 근육기억, 몸이 기억하는 것들
5. 의미기억, 내 머릿속 백과사전
6. 섬광기억, 잊지 못할 그때 그 사건
2부 | 망각의 예술
7. 우리의 기억은 틀렸다
8. 혀끝에 기억이 맴돌 때
9. 기억해야 한다는 걸 기억하는 법
10. 인생에 얼마나 많은 기억이 사라질까
11. 망각이 우리를 살게 한다
12. 노화, 그 숙명에 관하여
13. 알츠하이머병, 가장 두려운 미래
3부 | 기억의 숲을 가꾸는 법
14. 맥락으로 돌아가라
15. 스트레스는 약일까 독일까
16. 잠이 부족할 때 벌어지는 일
17. 알츠하이머병에 저항하는 뇌
18. 소중하게, 그러나 결코 무겁지 않게
3. 메모
<1부> 기억의 과학
❏ 기억의 4단계 : 부호화(인지) → 강화(패턴화) → 저장(지속성) → 인출(활성화)
❏ 해마 Hippocampus
- 뇌 한가운데 위치한 기관, 기억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
- 정보들을 연결하여 기억을 하나로 묶는다.
- 해마가 아예 없다면 기억을 전혀 할 수 없다.
- 기억으로 전환된 정보에 관여하는 뇌의 특성 부위들을 반복해서 활성화한다.
📎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은 ‘기억은행'같은 곳에서 기억을 인출해내는 것이 아니다. 사실 기억은행 같은 것은 없다. 장기기억은 뇌의 어느 특정 영역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기억
- 최초로 어떤 사건, 정보를 경험했을 때 뇌에 흩어져 있는 신경세포들이 자극에 활성화된 패턴으로 저장된다.
- 신경세포 집단의 신경망 형태로 머릿속에 존재하는 물리적 실체.
❏ 주의 집중
- 인지 + 주의 집중 = 기억.
-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더라도 서로 연결되지 않고, 따라서 기억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 같은 날 같은 장소에 대한 기억이 다 다른 이유도 각자 주의를 기울인 대상이 다르기 때문.
- 뇌 활동 기본 설정값은 부주의. 기억하고 싶다면 스위치를 켜서 뇌를 깨우고 각성시켜야 한다.
-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최소화하거나 제거하면 기억력이 향상된다.
📎 기억은 동영상을 찍는 카메라처럼 우리 앞에 전개되는 모든 광경과 소리를 끊김 없이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주의를 기울인 부분만 캡처해서 저장할 수 있다.
📎 우리는 우리가 보기에 흥미롭거나 의미 있거나 새롭거나 의외이거나 중요하거나 감정을 건드리거나 뒷일이 걱정되는 일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나아가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뇌는 이런 일들만 세세하게 포착한다. 그 외의 것들은 무시해버리고, 따라서 잊는다.
📎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는 의미다. 부주의는 뇌 활동의 기본 설정값이다. 부주의한 뇌는 멍하니 있고, 딴 생각을 하고, 지금껏 하던 일을 그저 기계적으로 되풀이한다. 의식의 배후에는 끊임없이 흐르는 생각들이 가득하다. 이 상태로는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없다. 뭔가를 기억하고 싶으면 스위치를 켜서 뇌를 깨우고 각성시켜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 우리는 보고 싶은 대로 본다. 날마다 즐거운 것만 보려 하고, 기쁘고 경이로운 순간에 집중한다면 이런 순간들을 포착해 기억에 남길 것이다. 이런 시간이 쌓이다 보면, 인생은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드는 기억으로만 가득할 것이다.
❏ 작업 기억 working memory
- 작업 기억에 머물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 내 주의가 쏠려 있는 이 순간의 경험이다.
- 전전두엽의 제한된 공간에 이 기억이 머문다.
- 15-30초 동안 5-9개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 작업 기억은 기억의 최초 관문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지거나 주의를 사로잡은 기억들이 따로 선택되어 해마로 전송된다.
❏ 근육 기억 muscle memory
- 몸이 기억하는 것들.
- 운동 기능과 절차에 관한 기억. 어떤 일을 하는 방법이 기록된 매뉴얼.
- 무의식적으로, 의식의 경계 너머에서 소환되는 기억.
❏ 의미 기억 semantic memory
- 의식적으로 붙잡아두는 장기 기억.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이전에 일어난 일에 대한 기억.
- ↔ 일화 기억(episodic memory) : 이전에 일어난 일, 특정 장소, 시간과 묶여 있는 정보
📎 일화기억은 개인적이고 언제나 과거에 일어난 일이다. 의미기억은 정보이기 때문에 시간 제약이 없다. 단순 사실만 다룬다. 예) 나는 빛의 속도가 대략 초속 30만 킬로미터라는 사실을 안다. 나는 이 정보를 의미기억에서 꺼내 왔다. 이 정보를 학습할 당시의 특정한 상황에 대해 떠오른다면 (나는 떠오르지 않는다) 일화기억이 된다.
📎 오래 유지되는 의미기억은 대개 공부하고 연습해야 만들어지고, 여기에 기억을 유지하겠다는 뚜렷한 의도와 목표도 있어야 한다.
- 의미 기억을 강화하는 방법은 반복 / 자문자답 / 기억의 궁전(시각 형상화와 물체의 위치 기억하기)
- 기억의 간격효과 : 기억할 정보를 일정 간격을 두고 외워 해마에서 완전히 강화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준다.
❏ 섬광 기억
- 일화 기억episodic memory은 내 인생에 일어난 일들에 관한 기억. 내가 기억하는 나의 역사.
- 섬광기억은 충격적이고 의미 있으면서 공포, 분노, 슬픔, 기쁨, 사랑 등의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킨 경험들에 대한 일화기억.
- 우리가 아주 어릴 때의 일을 조금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일화기억 능력이 언어의 발달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경험을 하나의 일관된 서사로 정리하기 위해서는 언어와 연관된 구조와 회로가 갖추어있어야 한다.
- 일화기억을 형성하는 사건들은 대개 15-30세 사이에 모여 있다. (=회고절정의 시기). 인생의 다양한 방면에서 첫 경험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이며 이 시기에 인생이 목표과 의미로 채워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 평범한 일상을 기억으로 남기는 법
- 일상에서 벗어난다 : 단순하게 반복되는 삶에서 벗어나기
- 모바일 기기를 끄고 세상을 본다 : 주의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제거
- 느낀다 : 감정이 개입된 경험을 더 잘 기억함
- 되뇐다 : 반복은 기억을 강화한다
- 일기를 쓴다 : 기록만으로 기억을 강화할 수 있음
- SNS를 활용한다 : 긍정적으로 사용한다면 일화기억을 보강할 수 있음
- 라이프 로그를 사용한다 : 일상적인 활동으로부터 수집한 디지털 데이터를 후에 다시 경험함으로써 기억 강화 가능
<2부> 망각의 예술
❏ 우리의 기억은 틀렸다.
- 우리의 일화기억은 왜곡, 첨가, 누락, 윤색, 상상 등 온통 오류투성이다.
- 기억 형성을 위해 투입하는 정보 자체가 애초에 우리가 인지한 정보에 한정되고, 이 조각들은 우리 각자의 편견을 반영하고 각자 흥미를 느끼는 정보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음.
- 갓 생성된 기억은 쉽게 영향을 받고 편집된다. 특히 기억이 강화되는 사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기 전 몇시간, 며칠 혹은 그 이상의 시간 동안이 가장 취약하다.
- 한번 저장된 기억이라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며 너무 오래 방치된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됨.
- 저장된 일화기억을 인출할 때마다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기억의 인출은 녹화된 동영상의 재생이 아니라 이야기의 재구성이다.
- 과거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또한 기억을 떠올리는 현재의 기분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함
- 일화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방금 인출한 기억 대신 새로 바뀐 2.0 버전의 기억을 재강화에서 저장한다. 좀 전에 인출한 이전 기억은 이제 없다.
❏ 기억은 왜곡되고 변형된다.
- 감각경험을 언어로 전환하면 경험에 대한 원래의 기억은 왜곡되고 축소된다. ⇒ 정보에 대해 글로 쓰는 것이 얼마나 되뇌고 기억하는 것에 방해를 줄 수 있는지.
-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기억의 조각들은 빈약해진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말로 옮기면 실제보다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일단 말로 옮기고 나면, 기억은 원래보다 축소된 상태로 저장되고, 더 충실했던 원래의 기억은 사라진다.
📎 아이러니하지만, 오늘 있었던 일을 글로 적는 행위로 인해 오늘에 관한 기억은 우리가 기록하기로 선택한 정보들로 한정된다. 기억을 말로 옮기면 강화되는 동시에 왜곡된다. 하지만 전혀 반복하지도, 타인과 공유하지도 않고 방치한 기억은 십중팔구 사라진다. 지나간 일에 대해 우리 뇌는 기껏해야 불완전한 기억밖에 남기지 못한다.
📎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 초기에는 망각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24시간이 지나면 속도는 안정화되고 이거이 유지되는 비율은 25퍼센트 수준에서 더 이상 크게 떨어지지 않음. 의도나 전략을 활용해 학습한 것을 유지하려고 애쓰지 않으면, 대부분의 경험을 즉각 잊어버리게 된다.
❏ 시간의 힘을 견뎌낼 만큼 의미가 있는가
- 기억을 잠식하는 시간의 힘을 거스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반복과 의미 부여.
- 뇌는 의미를 좋아한다. 의미 부여가 기억을 시간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
❏ 망각이 우리를 살게 한다
- 유용하지 않은 정보들을 잊어야 살아갈 수 있다.
- 주의를 의도적으로 다른 데로 돌리는 것이 경험이나 정보를 기억으로 남기지 않는 확실하고 강력한 방법이다.
- 원하지 않는 정보가 기억으로 강화되지 않도록 선택적으로 제외시킬 수 있음.
- 정보를 인출하는 계기가 될 만한 단서와 맥락에 노출하지 않거나, 나쁜 기억을 지속적으로 떠올리면서 기억에 변화를 가하면 된다. 원래 기억에 바뀐 기억을 덮어씌워 새로운 버전의 기억을 재강화하고 저장할 수 있기 때문.
- 뇌에게 “잊어버려, 담아두지 마, 흘려보내.” 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지시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시각화를 통해 뇌가 스스로 기억을 삭제하게 할 수도 있다.
<3부> 기억의 숲을 가꾸는 법
❏ 맥락으로 돌아가라
- 기억을 떠올릴 때의 맥락이 기억이 생성될 때의 주변 맥락과 일치할 때 훨씬 더 빠르고 쉽게 완전한 형태로 불러낼 수 있다.
- 학습과 회상이 같은 조건하에서 이루어질 때 학습한 내용을 더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다.
❏ 스트레스는 약일까 독일까
- 급성스트레스는 스트레스 경험의 중심에 있는 정보에 대해서는 기억형성을 촉진하지만, 특별한 감정을 유발하지 않는 중립적인 정보에 대한 기억형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일시적인 스트레스가 새로운 기억형성을 원활하게 하지만, 동시에 이미 저장되어 있는 기억의 인출능력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 집중하려면 잠을 자야한다
- 밤에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전두피질이 맥을 못 추고, 그러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잠은 전두피질의 신경세포가 깨어서 활기차게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기억을 부호화하는 데 필요한 집중력을 높인다.
❏ 기억의 역설 - 소중하게, 그러나 결코 무겁지 않게
- 우리는 기억의 역설을 감당해야한다. 즉, 기억은 전부이면서 아무것도 아니다. 기억은 정말 대단하지만 그렇게까지 대단하지는 않다. 기억을 소중히 여기되 너무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 인생에서 의미 있는 부분들을 자세히 기억하는 능력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다. 이런 기억만이 내가 나임을 느끼게 해주고, 인생을 하나의 서사로 인식하게 해주며, 타인과의 연결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해준다.
- 비록 의미 있는 것들을 잊어버리는 날이 온다 해도 기억이 인간의 의미를 규정하지는 않는다.
- 기억 없이도 우리는 인간으로서 갖는 모든 감정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기억 없이도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